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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몽땅 녹아 내려도 우리의 오늘은 소중하다.카테고리 없음 2022. 1. 17. 22:30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는 획기적인 합의안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됐던 회의였다.세계 각국이 기후위기에 대응해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선진국은 2025년까지 기후변화적응기금을 2배로 확대하기로 했다."뜻밖의 결론, 중국 인도 같은 온실가스 다량 배출국과 선진국, 기후 피해국 각각의 입장 차이를 좁히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온난화라는 우려에 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격적인 합의, 이런 뉴스를 기다렸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특히 세계적으로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인도가 막판에 표현 수정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석탄 발전의 중단이 감축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소개하는 책 물이 밀려온다.에 등장하는 미래가 캄캄한 현실과 대조적인 결과를 우리는 2021년 11월에 보고 있다.내일 인류가 석탄 사용을 모두 중단해도 이미 대기 위에 쌓인 이산화탄소는 인류가 멸종할지 모르는 수천 년 후에도 지구 대기에 남아 있을 것이다."
막연하게 이온층이 뚫리면 피부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단순한 지식으로부터 출발한 환경보호 관련 독서는 깊은 사고가 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계기는 준다.
책이나 영화 등에서 해수면의 상승이 1년에 몇 센티미터 정도라든가, 남극이 전부 녹아 버리면 수십 미터 높아진다고 하는 이야기에 닿지 않는 정보는, 위기를 느끼기에는 둔하다고 하는 느낌이다.물이 밀려온다를 읽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던 상식과 위기에 대한 자세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과거로부터 오랫동안 자연재해에 인간은 신음했지만 앞으로 빙하가 녹아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비극적 상황에 휘말릴 가능성이 낙관적으로 보아도 종말에 이르는 롤러코스터를 되돌리기는 이미 늦은 숫자가 보이며 현상과 결과를 시각적으로 깨닫게 된다.숱한 신화 속에 등장하는 대홍수의 전설과 노아의 방주가 인간에게 다시 일어나는 참상의 원형이 된다.
저자 역시 실제 홍수로 피해를 본 지역을 방문해 해수면 상승 결과가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충격적이었다고 술회한다면 우리가 책에서 느끼는 위기와 차이가 크겠지만 과연 우리는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유산을 절반이나마 지킬 수 있을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학자나 환경론자들은 지금이라도 연안에 위치한 도시 거주민은 좀 더 높은 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문제는 내년에 대형 쓰나미가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보다 신빙성이 낮은 수십 년 뒤의 일로 인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공무원들이 가뜩이나 세수 부족을 절감하고 이주비용을 지원하는 어려운 과정에 스스로 나설 수 있겠는가.실제로 태풍이나 홍수 등으로 물 피해를 본 지역일수록 이전에 대한 논의를 해도 좋지만 이런 지역의 경우 수해 복구에 그동안 예산을 쏟아 부어도 모자라는 상황이어서 먼 장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 자체는 관심을 둘 여유가 없다. 정치인이나 기업인은 물어볼 필요도 없다.
지구공학적 측면에서 하늘에 미세입자를 흩뿌려 난반사를 이용한 지구 온도를 조정하자는 주장도 소개됐다.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로 일부에서는 적극적인 도입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그러나 누군가의 이익이 분명치 않음에 전 세계 모든 나라가 힘을 합쳐 일년 십년 백년 동안 끊임없이 환경 활동을 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울러 인위적인 온도조절을 실행할 경우 지형에 따라 국가별로 득실이 나뉘기 때문에 의견을 통합해 공평한 역할을 기대하는 주체를 선발하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복잡한 역학관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물의 변화가 지역과 사람들에게 미치는 다양한 사례를 추적한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앞서 말한 국가 간의 합의조차 어려운 상황에 대한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다.정치인 탓을 하고 국가정책을 비판하기 전에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 중 누구도 물이 밀려올 것이라는 두려움과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팬데믹이 일어나기 전에 바이러스의 역습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해결될 줄 알았던 많은 우리들이 아닌가.
한 식탁에서 얘기를 나눈 지 3~10일이 지나서야 감염 증세를 알 수 있는 코로나와 달리 많은 시간, 어쩌면 우리 아들과 손자 대에서 위기에 처한 물의 위기는 거의 모두가 모르는 무시하고 내일을 기약하는 현상이다.그러나 내일 일은 내일로 사람들이 해결하라는 미루기가 점점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지금 우리 세대가 실행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많은 동물이 멸종하듯이 인간이라는 종의 위기는 어느 순간 다가올지도 모른다.
위기를 정확히 인지하고 공감하며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실행방법이라는 절실함을 느끼며 책을 덮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